이전글      목차      홈      다음글     a     본문-025-(5) -가    모든 공덕을 닦아(諸有修功德=제유수공덕)   부드럽고 화하여 질직한 자는(柔和質直者=유화질직자)   다 나의 몸이 곧 여기에 있어(則皆見我身=칙개견아신)   설법함을 봄이니라.(在此而說法=재차이설법 )       법화경은 *구원실성(久遠實成) 본불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과거세부터 수행하시어 닦으신 <인행(因行) 과덕(果德)>의 이법(二法)을 그대로 미혹(迷惑) 중생에게 모두 물려주셨습니다.  중생이 법화경(法華經) 교학에 의지하여 성불(成佛)의 길로 들게 한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행천공심(行淺功深)의 거룩한 경전입니다.                                모든 공덕을 닦아(諸有修功德=제유수공덕)    <모든 공덕을 닦아>라는 말씀은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의 이름조차 듣지 못한 불쌍한 중생이라도, 法華經의 한 법구라도 옳게 듣고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착한 행동을 하고자 마음을 일으킨, 그 순간부터 보살행을 실천하는 불도(佛道)에 진입함을 말합니다. *법화경 법사공덕품(法師功德品) 제 19 에,---*그 때 부처님께서 상정진보살마하살에 이르시되,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법화경을 받아 가져ㆍ혹은 읽고ㆍ혹은 외우며ㆍ혹은 해설하고ㆍ혹은 옮겨 쓰면ㆍ이 사람은 마땅히 팔백(八百)의 눈의 공덕과, 천이백(千二百)의 마음의 공덕을 얻으리라. 이 공덕으로써  육근(六根)을 장엄하며 다 청정(淸淨)하리라.  이 선남자 선여인은 부모 소생의 청정한 육안으로 삼천대천세계 내외에 있는 산림ㆍ하천ㆍ바다를 보되, 아래로는 아비지옥에 이르고, 위로는 유정천(有頂天)까지 이르리라.  또한 그 중의 일체중생을 보며, 아울러 * 업(業)의 인연과 과보로 나는 곳을 다 보아 알리라. ~~~~~~   상정진아, 또 다음으로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가져ㆍ혹은 읽고ㆍ혹은 외우며ㆍ혹은 해설하고ㆍ혹은 옮겨 쓰면, 천이백(千二百)의 귀의 공덕을 얻으리라. 이 청정한 귀로 *삼천대천세계의 아래로는 아비지옥에 이르고,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그 중 내외의 가지가지 말(言)과 소리(音聲)를 들으리니, 코끼리의 소리ㆍ말의 소리ㆍ소의 소리ㆍ수레의 소리ㆍ우는 소리ㆍ탄식하는 소리ㆍ고등 소리ㆍ북소리ㆍ종소리ㆍ방울소리ㆍ웃음소리ㆍ말하는 소리ㆍ남자의 소리ㆍ여자의 소리ㆍ동자의 소리ㆍ동녀의 소리ㆍ법의 소리ㆍ법이 아닌 소리ㆍ괴로운 소리ㆍ즐거운 소리ㆍ범부의 소리ㆍ성인의 소리ㆍ기쁘지 않은 소리ㆍ하늘의 소리ㆍ용의 소리ㆍ야차의 소리ㆍ건달바의 소리ㆍ아수라의 소리ㆍ가루라의 소리ㆍ긴나라의 소리ㆍ마후라가의 소리ㆍ불타는 소리ㆍ물소리ㆍ바람소리ㆍ지옥의 소리ㆍ축생의 소리ㆍ아귀의 소리ㆍ비구의 소리ㆍ비구니의 소리ㆍ성문의 소리ㆍ벽지불의 소리ㆍ보살의 소리ㆍ부처님의 소리를 들으리라. 요긴함을 들어 말하면 삼천대천세계 중 일체 내외에 있는 모든 소리를, 비록 천이(天耳)를 얻지 못하였으나 부모 소생의 청정한 귀로써 모든 것을 다 들어 알리라. 이와 같은 가지가지의 소리를 분별할지라도 이근(耳根)이 무너지지 아니하느니라. ~~~~~~~                  부드럽고 화하여(柔和) 질직(質直)한 자는(柔和質直者=유화질직자)   유화(柔和)란, 성품이 부드럽고 온화한 것을 말합니다. 현재의 자기라는 것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진 상태입니다. 대승적(大乘的) 관점에서 전체를 보고, 아집이 없고 남을 배려하며 바르게 인도하는 승승(勝勝)의 사람을 실대승(實大乘) 법화경에서는 유화한 사람이라 합니다. 아집(我執)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남보다 좀 안다고 자기라는 것을 내세우고 잘난 척 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권력이 있다ㆍ재산이 있다ㆍ명예가 있다ㆍ고 뽑내 봤자, <한량 없는 과거세 백천만억 나유타겁>에 성불하신 부처님의 수명론(壽命論) 분상에서는 찰나, 티끌에 불과 합니다. *여름밤 모닥불에 날아드는 불벌레에 불과합니다. 권력이니ㆍ재산이니ㆍ명예니ㆍ하는 것은 영원성이 없는 잠깐의 일회용으로 끝나는 무상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범부의 덧없는 생활이 무의미한 것임을 늦게라도 깨닫고, 法華經의 한 *게송(偈頌)이라도 듣고 수행하면 행천공심(行淺功深)의 공덕을 쌓는 유화한 사람이라 하셨습니다.   *질직(質直)이란, 꾸미거나 숨김이 없고 정직한 것을 말합니다. 자기를 속이지 않고 남을 속이지 않고, 참마음으로 <큰 하나>를 향해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남보기에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 같이 보이지만, 한 꺼풀 벗기고 속내를 보면, 무언가 흡족하지 못하고 열등의식의 삶을 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왜냐 ?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불성(佛性)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혼자만의 만족을 얻는 생활만으로는 진정한 만족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불성(佛性)이 있어서 세상의 물질적인 생활만으로는 흡족하지 못합니다. 좀 더 무엇인가 나은 것을 찾아야 한다는 본성의 발동이 지속되는 것을 질직이라 합니다.                    다 나의 몸이 곧 여기에 있어 설법함을 봄이니라.   부처님의 가르치심 法華經을 받아 가지고자,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모든 공덕을 닦아서 마음이 바르고 유화하게 된 사람이나, 또는 자기를 속이지 않고 남을 속이지 않고,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이타행(利他行)을 하고 부처님의 참마음을 내마음의 본보기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은 <다 나의 몸이 곧 여기에 있어 설법함을 봄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유화하고 질직한 사람은 부처님께서 항상 * 사바세계에 계셔서 가지가지 형태로 *육혹시현(六或示現)으로 나타나 가르치심을 설(說)하신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이라는 존재는 대웅전 솜방석에 앉아서 중생이 올리는 갖가지 공양(供養)만을 편안히 받아드시며, 관재구설(官災口舌)이나ㆍ병고액난(病苦厄難)이나ㆍ재앙소멸(災殃消滅)을 맡아주시고, 재화복덕(財貨福德)을 나누어 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곳곳에서 부처님의 일을 하는 사람, 곧 <모든 공덕을 닦아 부드럽고 화하여 질직한 자는> 다 알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행천공심(行淺功深)   행천공심이란, 비록 옅은 것이라도 法華經을 실천하는 공덕은 깊다는 뜻입니다. 法華經  공덕은 오묘하고 깊습니다. 얕은 수행으로도 성불(成佛)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개성불무의(皆成佛無疑),  의심 없이 성불하리라 하셨습니다.   중국의 묘락대사(妙樂大師)는,--행천공심(行淺功深) 이현경력(以顯經力)이라 하셨습니다. <행(行)이 얕고도 공덕은 깊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경(經)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여, 法華經은 경전 그 자체가 갖추어져 있는 힘이 크고 넓어서, 한 게송 한 구절을 받아가지는 아주 근소한 수행에도 불구하고,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 --교(敎)가 점차로 실(實)이 되면, 위(位)는 점차로 낮아지고, 교(敎)가 점차로 권(權)이 되면, 위(位)는 점차로 높아 진다.--고 하여, 법화경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경전이므로, 사람을 구제(救濟)하는 힘은 가장 낮은 데까지 미칩니다. 마치 높은 곳에 있는 물일 수록 낮게 아래로 흐르는 힘이 강력(强力)한 것과 같습니다.   설악산 봉정암에 오르는 길에 쌍폭포가 있습니다. 쌍폭포에서 떨어지는 수압(水壓)은 대단하기 때문에, 아무리 더운 삼복 더위라 해도 멀리 흘러 퍼져서 주위가 서늘합니다. 그와 같이, *일불승 法華經은 단 한 법구라도 실천하는 공덕은 깊기 때문에, *즉신성불(卽身成佛)로 바로가기 한다 해서 法華經을 행천공심의 거룩한 경전이라고 합니다.   *법화경 방편품 제 2에서, ---*성문(聲聞)이나 또는 *보살(菩薩)이 내가 설하는 법(法)의 게송(偈頌) 한 마디를 들을지라도, 다 의심 없이 성불하리라-   <한량 없는 과거세 백천만억 나유타겁>에 成佛하신 석존께서 일체중생을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구제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나오셔서 간절하게 설하신 본회경(本懷經) 法華經 신앙하는 공덕을 法華經의 여러 곳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법화경 법사품(法師品) 제 10에 ---여래(如來)가 멸도한 후에, 만일 사람이<묘법연화경>의 다만 한 게송이나 한 구절(句節)을 듣고 오로지 일념으로 따라 기뻐하는 자에게는, 내가 또한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의 수기(授記)를 주리라.--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 제 23에,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칠보(七寶)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채워서 부처님과 큰 보살과 벽지불과 아라한을 공양하여도, 이 사람이 얻은 공덕이 이 법화경의 오로지 한 사구게송(四句偈頌)만을 받아가지는 그 *복(福)만 못하리라.---   경전의 한 게송ㆍ한 구절을 듣고 고맙게 여겨도 성불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금ㆍ은ㆍ다이아몬드ㆍ자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의 칠보를 삼천대천세계에 깔아서 부처님을 비롯하여, 보살과, *이승(二乘)을 공양하는 공덕도, 법화경 한 게송을 받아가지는 공덕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법화경 신앙의 공덕을 극찬하셨습니다.                 육근(六根)을 장엄하며 다 청정(淸淨)하리라.==육근청정(六根淸淨)   육근(六根)이란 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마음(意)의 감각기관 일체를 말합니다. 불교에서는 눈(眼)도 하나의 그릇이요, 귀(耳)도 하나의 그릇으로 보고 말씀하십니다.   부처님께서는 눈ㆍ귀ㆍ코ㆍ혀ㆍ몸ㆍ마음의 육근이 작용하는 것을 육식(六識)이라고 하셨습니다. 육식(六識)이란, 육근, 곧  안(眼)ㆍ이(耳)ㆍ 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에 <알식(識)>자를 올려서 -안식(眼識)ㆍ이식(耳識)ㆍ비식(鼻識)ㆍ설식(舌識)ㆍ신식(身識)ㆍ의식(意識)이라고 합니다. 육식을 육진(六塵)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안식(眼識)은 눈으로 보고ㆍ이식(耳識)은 귀로 듣고ㆍ 비식(鼻識)은 코로 냄새 맡고ㆍ설식(舌識)은 혀로 맛 보고ㆍ신식(身識)은 몸이 촉감으로 알고ㆍ의식(意識)은 마음으로 느끼는 여섯 가지 작용을 육경(六境)이라 하셨습니다. 육식(六識)의 대상이 되는 여섯 경계를 <경계경(境)>자를 붙여서 육경(六境)이라 합니다. 즉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을 육경이라 합니다.   색(色)은 눈의 경계에서 보는 것이며ㆍ성(聲)은 귀의 경계에서 듣는 소리이며ㆍ향(香)은 코의 경계에서 맞는 냄새이며ㆍ미(味)는 혀의 경계에서 맞는 맛이며ㆍ촉(觸)은 육신(肉身)의 경계에서 느끼는 것이며ㆍ법(法)은 마음으로 아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안(眼=눈)ㆍ이(耳=귀)ㆍ 비(鼻=코)ㆍ설(舌=혀)ㆍ 신(身=몸)을 오정(五情)이라고 하셨습니다.   불교에서는 똑 같은 것을 다른 말로 표현(表現)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부처님께서 상대의 근기나 환경에 따라, 중생이 알아 듣게 하기 위한 방편이 자재(自在)하시기 때문입니다. 중생의 눈(眼)은 보는대로 가지고 싶고ㆍ귀(耳)는 좋은 소리만 듣기를 원하고ㆍ코(鼻)는 좋은 냄새만 맡기를 원하고ㆍ혀(舌)는 맛있는 음식만을 좋아하고ㆍ몸(身)은 좋은 촉감만 좋아합니다. 부드럽다거나 껄끄러운 것을 바로 느끼는 것이 우리의 육신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法華經을 받아가지는 사람은 오정(五情)의 작용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오정(五情)에 탐착하지 말라고 심히 경계하셨습니다.   중생이 오정(五情)에 탐착하면, *탐(貪)ㆍ진(瞋)ㆍ치(癡)의 삼독이 일어나고 온갖 못된 짓을 다 저지른다거나, 길에서 불쌍한 사람을 보더라도 못 본척하고 지나갈 정도로 인색해진다고 하셨습니다. -탐욕이다ㆍ인색하다- 하는 것이 모두 오정의 작용입니다.    *대경망경 불침어육적지마(對境忘境 不侵於六賊之魔)며. 곧 경계를 대할 때, 그 경계를 잊어버리면 여섯 도둑이 침범치 않을 것이며, *거진출진 불락어만연지화(居塵出塵 不落於萬緣之化)라. 살고 있는 티끌 세상에서 빠져나오면 만가지 인연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잠깐 !      대경망경 불침어육적지마(對境忘境 不侵於六賊之魔)며.                                   거진출진 불락어만연지화(居塵出塵 不落於萬緣之化)라   어느 때 중국의 한퇴지(韓愈768 ~ 824)라는 재상은, 황제가 태경선사 만을 높이 받들며 모든 국사(國事)를 의논하는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였습니다.  한퇴지는   태경선사를 파계(破戒)시키려고, 당대의 미녀 기생 홍련으로 하여금 태경선사를 파계시키면 상금 오천량(五千兩)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파계를 못 시키면 목을 베는 것으로 단단히 약조하였습니다.   홍련은 한달의 여유를 가지고 태경선사를 파계시키려고 조계산 취융봉으로 올라갔습니다. 참선중이던 태경선사는 홍련이가 찾아와 삼배 올리며 하루밤 자고 가겠다고 하니까  안된다고 처음엔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태경선사는 육근이 청정한지라, 이미 한퇴지가 홍련을 보내어 자기를 시험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리하라 하였습니다. 태경선사는 세속의 육근ㆍ육식ㆍ육경이라는 십팔계를 넘어선 선사인지라 일체를 보았습니다. 태경선사는 미모인 홍련이가 아무리 옷을 벗고 유혹해도 홍련을 썩은 나무등걸 보듯 했습니다. 홍련은 태경선사의 마음이 자기에게 없음을 알고, 상금이 5천양이라는 데는 그만큼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늦게사 깨달았습니다. 홍련은 태경선사에게 절을 하며 <나는 지금부터 죽으로 간다>고 하였습니다. 태경선사는 생사일여(生死一如)라. 사람이 죽는다 해도 영원히 죽는 것이 아니잖는가, 마음의 작용에 따라 홍련이가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태경선사는 홍련의 치마폭에--     십년불하취융봉(十年不下鷲融峯)→취융산에서 도(道) 닦으며 십여년간 마을에 내려간 적 없네,   관색관공즉색공(觀色觀空卽色空)→여자의 몸을 썩은 나무토막 보듯, 무상법을 터득했네.   여하일적조계수(如何一滴曹溪水)→어찌 맑고 맑은 조계산 정기 한방울이라도,   긍타홍련일엽중(肯墮紅蓮一葉中)이니라.--노류장화  홍련에게 떨어트리겠는가-- 라고 써 주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홍련은 이제는 죽었다 하고 풀죽은 얼굴로 산을 내려가 한퇴지를 찾아갔습니다. 홍련은 태경선사가 붓으로 치마자락에 써준 한시(漢詩)를 보여 주었습니다. 한퇴지는 태경선사의 한시(漢詩)를 보고 <과연 태경선사로구나, 황제가 받드는 이유를 알았다>면서 홍련을 돌려 보낸 뒤, 한퇴지는 즉시 말을 타고 취융봉으로 올라가서 태경선사를 찾았습니다.   참선중인 태경선사는, <일국의 재상, 한퇴지가 여기는 웬일이냐>고 하였습니다. 그 때 한퇴지는, 소문불여소견(所聞不如所見)이라 하였습니다. --밖에서 듣는 소문과 여기와서 보는 바가 같지 않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태경선사는, <너의 귀(耳)는 귀하게 여기며 어째서 너의 눈(目)은 천하냐(貴耳賤目=귀이천목)>라고 응수했습니다.   태경선사는 눈과 귀로 듣는 것이 항상 같아야 하겠거늘, 같은 얼굴의 육근(六根)의 작용을 차별하는가 라고 하니까, 한퇴지가 말문이 막혔습니다. 한퇴지는 즉시 가지고 있던 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태경선사의 제자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